“오 후보, 전임 시장의 그림자와 싸우는 동안, 시민의 불편과 싸울 것”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대상으로 한 한국지역신문협회 서울시협의회 공동취재가 진행됐다.
이번 공동취재는 서울시 주요 현안에 대한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을 유권자에게 균형 있게 전달하고, 합리적인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동취재한 인터뷰는 각 후보자의 발언을 중심으로 정리했으며, 특정 후보에 대한지지 또는 반대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다음은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도시개발/부동산)
1. 도심재개발을 두고 두 후보는 속도와 안정, 규제철회라는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 전략은 무엇입니까?
신통기획은 구역지정까지 정비사업의 초기 단계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시민이 체감하는 공급은 결국 착공~입주까지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 신통기획을 포함해 이후 착공부터 입주까지 밀착 지원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게 하는 ‘착착개발’이 제 핵심 전략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서울 인허가, 착공, 준공 실적은 직전 10년 평균 대비 절반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고 빌라 같은 비아파트 공급도 줄었음. SH공사 매입임대주택 역시 크게 감소하면서, 결과적으로 서울의 전월세난과 주택가격 불안에 공급 부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정비사업 기간을 지금보다 대폭 줄여 현재 15년 안팎 걸리던 사업을 10년 이내로 단축하겠다. 기본계획과 정비구역 지정을 동시에 추진하고, 사업시행과 관리처분 절차도 통합해 사업 기간을 추가로 줄이겠다. 서울시 정비사업 단계의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500세대 미만은 지구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고, 조합 부담을 키우는 임대주택 매입비용 기준도 현실화해 사업성을 높이겠다.
또 SH공사‧한국부동산원 등이 참여하는 공사비 검증단을 구성해 공사비 분쟁 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중단 사태를 막고 시장 직속 정비사업 전문 매니저를 각 구역에 파견해 사업 병목, 갈등을 줄이겠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오세훈 시장 시절 사실상 멈춰선 도심공공복합사업과 공공재개발도 다시 활성화하겠다. 서울에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공공정비사업 후보지가 있는데, 그동안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LH 수도권 정비본부 신설과 연계해 SH공사 공공정비 사업 조직도 확대·개편하고 구역별 전담 인력을 충분히 배치해 공공정비 사업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 정부가 9·7 대책, 1·29 대책을 통해 발표한 서울 도심 3만2천 호 조기 착공도 적극 추진하겠다.
무엇보다 집권 여당 소속 서울시장 후보로서 이재명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LH를 포함한 공공 역량까지 적극 활용, 주택 공급을 더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다.
2. 종묘 인근 세운4구역과 같이 역사 경관 보호와 개발, 이해충돌에 대한 해법은?
최근 종로구가 세운4구역 인허가 절차를 위한 주민 공람에 들어가면서 국가유산청이 지난 6일, 세계유산영향평가 이행 명령을 내렸는데 저는 그동안 시가 변경 계획을 추진하고 싶다면 ‘세계유산영향평가’부터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 왔다.
지난해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기존 안을 변경하면서 불거진 이슈이므로 원칙대로 변경에 따른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먼저 진행하고 시민, 전문가, 유네스코 등과의 폭넓은 의견 수렴의 장을 열어 문화유산과 도시의 미래를 함께 지킬 합의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
세운4구역 개발 변경은 기존에 계획된 높이(71.9m)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142m까지 높인다는 내용으로, 종묘 경관 훼손 우려가 크고 원칙을 어겼을 때 문화유산 지정 해제 등도 검토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므로 원칙에 따라 절차를 이행하고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3. 무주택 서민과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은?
서울은 한 가지 공급 방식만으로 풀 수 있는 도시가 아니므로 수요자별 맞춤형 주택공급이 필요함. 무주택 시민과 청년, 신혼부부를 위해서는 임대와 고가 분양 주택 사이, ‘내 집’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밟고 올라갈 수 있는 중간 사다리 만들어 줘야 한다.
공급 다양‧다변화로 첫발을 디딜 수 있는 중간 가격대 주택 공급이 시급하다. ▴영구임대주택 단지 재건축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국공유지‧철도부지 등을 활용해 지분적립형, 이익공유형, 토지임대부 주택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신혼부부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해 줄 수 있는 실속주택 모델을 개발할 것이다.
대학생과 청년을 위해서는 기숙사 7천 호, 상생학사 2만 호, 공공임대 포함 총 5만 호를 공급할 예정임. 여기에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처럼 위험거처에 사는 분들의 최저 주거 여건을 끌어올리는 일도 함께 추진할 것이다.
성동에서의 경험 살려 지역사회 갈등해소 및 기숙사 공급 견인하는 상생학사 도입 협약도 확산하겠다.
서울 첫 독립 응원 패키지 바우처, 독립청년 주거안심교육 및 컨설팅 연계 등 청년 1인가구 첫 독립도 지원할 것이다.
(민생/교통)
4. 내부순환로 지하화에 대한 견해와 사업 진행시 계획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간선도로 지하화 자체는 필요한 사업이라고 본다. 동부간선도로, 강변북로, 내부순환로 같은 주요 도로는 이미 수용능력을 넘어선 구간이 많고, 인근 주민은 오랜 시간 소음과 분진, 단절된 도시환경을 감내해 왔다. 지하화를 통해 지상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주거환경과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은 충분히 추진할 가치가 있다.
다만 지하화가 단순히 차선을 늘리는 방식으로만 가서는 안 됨. 도로를 넓히면 처음에는 숨통이 트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승용차 수요가 다시 늘어나 몇 년 뒤 또 다른 병목이 생길 수 있다. 세계 주요 도시들이 대중교통을 강화하고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음. 지하화는 장기 과제로 추진하되, 그것만으로 교통정체가 해결된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특히 임기 4년 시장이 10년, 15년 걸리는 지하화 사업만을 교통대책처럼 말해서는 곤란하다. 장기 사업은 장기 사업대로 차질 없이 준비하되, 시민들이 임기 안에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함께 써야 한다. 시차출퇴근제와 유연근무제를 확산해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통행량을 줄이고, 기존 도로의 효율을 높이는 방식도 병행해야 한다.
또한 지하화와 함께 대중교통망 재편이 반드시 따라가야 함. 예를 들어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화의 경우 강북횡단선 같은 도시철도가 함께 구축돼야 대심도 도로로 몰릴 수 있는 승용차 수요를 대중교통으로 전환할 수 있음. 그래야 도로 혼잡도 줄고, 시민들의 이동 부담도 실제로 낮아질 수 있다.
서울 교통의 방향은 도로를 더 많이 까는 것이 아니라, 승용차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함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공공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5분 정류소, 10분 역세권’을 실현하고, 통행 수요 분산과 대중교통 효율 개선을 통해 ‘30분 통근도시’로 가겠다. 지하화는 필요한 곳에 하되, 서울의 길을 시민의 삶으로 되돌리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
5. 서부경전철, 강북횡단선 등 역세권 소외지역에 대한 신속 추진 방안은?
서울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강남‧북 격차를 줄이고, 강북 지역의 생활 여건과 도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교통 인프라만 봐도 강남‧북 격차는 뿌리 깊은데 지하철역 수는 강북 대비 강남이 훨씬 많은데 비해 역 하나당 감당하는 인구 수는 강북이 많다.
강북횡단선, 서부선 등 결국 강북 개발의 이름으로 발표된 이후 주민 기대만 붙잡아 두고 정작 사업 계획 조차 수립하지 못한 사업이 많다. 이미 계획된 철도망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예정된 노선을 제대로 깔아 서울 곳곳을 촘촘히 연결해야 함. 또 이 철도망에 맞춰 시내버스 노선도 전면 재편해야 한다.
그동안 지하철망은 계속 확장됐지만 버스 노선은 그 변화에 충분히 맞추지 못해 비효율이 커졌다. 버스와 지하철이 유기적인 체계 안에서 수단을 서로 보완하고 생활권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나아가 지하철, 시내버스가 닿지 않는 곳은 마을버스나 공공버스로 촘촘히 메워 교통 소외지역이 없도록 하겠다. ‘내 집 앞 5분 정류소’, ‘10분 역세권’을 현실할 것이다.
6. 골목상권 붕괴와 자영업자 위기, 서울시 차원의 대책은?
성수동이 그랬듯 매력적인 지역은 산업과 문화, 소비, 관광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토대가 된다. 저는 서울에 각 지역이 가진 개성을 지키고 키워내는 방식으로 새로운 공간과 잠재력을 지속 발굴, 그것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다.
중요한 건 각 지역이 품고 있는 가능성, 즉 지역만의 ‘맹아’를 잘 발견하고 키워내는 일이다. 역사와 산업, 문화 속 잠들어 있는 성장의 씨앗을 틔워 구석구석 골목상권을 타고 살아난 활력이 서울 전체의 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게끔 해야한다.
오늘의 성수동은 행정이 앞에 서기보다 조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시민, 기업, 로컬 크리에이터가 주연으로 설 수 있게 지원했기 때문에 탄생했다. 저는 주민 의견과 지역 특성을 세심하게 살피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성수동처럼 지역에 꼭 맞는 상권과 산업이 지역 경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도록 뒷받침할 것이다.
(정치/선거)
7. 이번 선거의 성격은 정권 심판입니까, 서울시정 평가입니까?
4선 서울시장인 오세훈 후보의 10년 시정을 평가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오 후보는 최근 인터뷰에서도 민선 최초 5선 도전에 ‘실제 일한 기간은 아직 부족하다’라고 대답했는데 스스로 뚜렷한 성과 없음을 인정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한강버스, 감사의정원 등 본인 치적과 전시행정에 피로감을 느낀 시민들께서 냉정하게 평가해 주시리라 생각한다.
8. 당선 후 가장 먼저 추진할 1순위 정책은 무엇입니까?
서울 전역 지하안전 점검(싱크홀, 상하수도).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전’인 만큼 시민 안전을 위한 정책은 시정 역량을 집중해 선제적으로 예방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지하 공간 위험을 포함한 전반적 지하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
그동안 서울시는 안전지도 공개나 땅꺼짐, 소위 ‘싱크홀’ 대응에도 미흡해 시민 불안을 키웠다. 시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삶을 안전하게 떠받치 것이 행정의 가장 첫 번째 역할이다.
9. 지역 언론 및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 방인에 대한 질의입니다. 한국지역신문협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입니다. 하지만 대형 포털 중심의 뉴스 소비로 지역 주간신문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정보의 홍수 속 지역의 소식은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적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신문 발전 조례 활성화나 공익 광고 배분 제도 개선 등 지역 언론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가지고 계십니까?
지역신문은 주민 일상과 목소리를 기록하고 지방 권력을 견제하며, 지역 공동체를 하나로 잇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지역 언론이 흔들리면 지역 민주주의도 함께 흔들리므로 서울시, 자치구가 힘을 합쳐 공공 광고가 고르게 배분되고 지역 언론이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다.
지역 저널리즘의 질적 성장은 곧 지역 민주주의의 성장으로 이어짐. 지역 신문 콘텐츠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더 많은 시민과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지역 언론이 지속 가능한 생태계 안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꾸준히 협력해 나가겠다.
<한국지역신문협회 서울시협의회 공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