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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조세혁명이 필요하다!
한계에 봉착한 ‘짜집기 세제’, 가장 시급한 과제, 기금개혁
[2004-06-12]
 
 
 
한계에 봉착한 ‘짜집기 세제’ 대부분의 전문가들에게 우리나라의 현행 세제를 평가하라고 하면 주저없이 ‘짜집기 세제’라고 입을 모은다. 정치적 목적에 따라 그때그때 늘어나는 재정수요를 목적세 신설로 짜깁기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세목이 무려 31가지나 되고, 당연히 재정 효율성도 낮았다. 최근 온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폐지논란’까지 전개된 ‘국민연금기금 문제’도 그 본질에는 ‘짜집기 세제’의 한계가 자리잡고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많은 국회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조세방식에 의한 기초연금제 도입과 소득비례연금의 다층식 연금제도 도입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문제는 재원이다. 수많은 목적세로 짜깁기된 세수 중 기초연금제에 일부라도 예산을 할당할 수 있는 유일한 세원인 소득세는 불과 20조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십년된 낡은 세제를 뜯어고쳐 형평성과 효율성을 불어넣는 세제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외면하고서는 어떠한 정책대안도 실효성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 기금개혁 가장 시급히 개혁해야 할 부분이 바로 ‘기금’이다. 다양한 폐해로 인해 이미 DJ 정부 때부터 정부 스스로 축소 ․ 폐지하겠다고 약속해 온 기금규모는 오히려 증가일로를 달리다 2004년 드디어 200조원대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 기금규모는 이미 일반예산의 규모를 크게 능가한 1.8배에 이르고 있다. 이는 기금운용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조세정책 특히 기금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지난해 감사원이 발표한 「기금관리 및 운영실태」는 온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국민의 혈세와 다름없는 돈을 굴리면서 효율도 떨어지고 목적에도 맞지 않는 사업을 하는 어이없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기금이란 원래 까다로운 예산상의 제약에서 벗어나 부처별로 융통성있게 목적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다. 따라서 자율적으로 운용할 여지가 많은데다가 목적사업비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부처별로 자기 관할의 기금을 많이 만들어 왔다. 그러나 자율적으로 관리되다 보니 역시 감독 소홀이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잡았고 이에 따라 ‘도덕적 해이’로 국가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번 국민연금기금 문제에서도 연금기금은 빵구가 나려 하는데, 관리공단 직원들은 승진 돈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나 국민들의 분노를 부채질하지 않았나.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기금의 난립이다. 목적과 필요성이 불분명한 기금들이 국가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 재정운영은 예산회계법과 기금관리 기본법 등에 따라 기획예산처가 관리하고 있다. 재정자원을 국가적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함으로써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정집행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용이롭게 하여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가의 모든 재정활동은 기획예산처의 주관하에 예산을 배정받아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각 부처는 부처별로 수개 이상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어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각자가 국민의 지갑에서 돈을 빼내 딴주머니를 차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미 지난해 기획예산처장관에게 예산사업과의 차별성이 적은 기금부터 점차적으로 정비하여 궁극적으로는 예산사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기금을 존치시키는 등 국가 재정 운영체계를 단순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였으나, 2004년 기금운용계획을 살펴보면 운용총액이 237조원으로 190.1조원인 작년보다 24.8%가 많은 계획안이 확정되었다. 게다가 하반기에는 보건복지부가 담배에 부과되는 건강증진기금을 대폭 인상하여 명백한 예산사업인 보건인프라 구축사업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기금으로 추진, 운용되어 오던 사업은 기금별로 이익집단이 얽혀 있어 단기간에 조정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명분없는 기금이 늘어나도록 허용하는 것은 효율적 재정운영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일명 담배부담금) 대폭 인상안의 처리가 향후 우리나라 재정정책을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연익(bkkobug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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